[세상사는 이야기] 난 인종차별주의자?

톡톡톡 2009/03/06 12:08
전 소위 말하는 해외유학파입니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녔었습니다.
그런 만큼 일반사람들 보다는 코쟁이들을 많이 접해봤고 대화도 많이 해봤습니다. 제가 대학교를 다닌 미국 중부지역 미시간주는 의외로 백인들의 유색인종들에 대한 인종차별 사고가 끊이지 않았더랬습니다.
미국내를 통틀어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몇번 꼽히기까지했던 앤아버시였지만 주말 밤에 컴퍼스를 걷다보면 술이 거나하게 취한 백인학생들이 차들 타고 가다가 빈맥주캔이나 피자조작을 집어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전 인종차별이라는걸 잠시나마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난 그러지 않으리라 맘먹었었으며, 최근 국내 신문지상에 코리안드림을 위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기사가 날때 마다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인도면 어떻고 중국이면 어때?
뭐가 다른가?
왜 차별하지?
물론 언어소통이 쉽지 않은 점, 한국사람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환영받기는 쉽지 않겠죠.

그런데 며칠전 놀라운 일이 저에게 생겼습니다.
헬스센터에 운동하러 갔다가 땀을 흘린후 사우나 탕에 들어가려고 하던 중 멈칫하고 말았습니다.
말레이 쪽 외국인(인도나 방글라데시 인듯)이 탕에 앉아있는걸 보고 탕에 들어가려다가 본능적으로 "~어 탕내 물이 더럽지 않을까~?"라고 느꼈나 봅니다.
지금까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굳게 믿었던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줄 몰랐으며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더욱 부끄러웠던 사실은 다음에 그런 유사한 상황이 와도 과연 제가 스스럼없이 평소처럼 행동할 수 있을지 자신이 서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저도 별수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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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ltimedia.co.kr